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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후기] "잘 산다는 것에 대하여" - 백년의 삶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들 -

사륜 구동 2014. 9. 22. 12:35
잘 산다는 것에 대하여 잘 산다는 것에 대하여
박상설 | 토네이도 | 2014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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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후기] "잘 산다는 것에 대하여"

- 백년의 삶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들 -


지은이 : 박상설

발행처 : 토네이도미디어그룹(주)

발행일 : 2014년 9월 10일 1판1쇄

도서가 : 15,000원

​90세를 바라보는, 무려 87살의 어르신(이하 '노옹'이라 표기)이 책을 내셨다. 제목은 "잘 산다는 것에 대하여"라 하여 경험과 연륜을 바탕으로 한 회고형식 수필집이다. 그런데 놀라운 건 이 필자의 생활 내용들이다. 저자분은 지금도 오지탐험과 오토캠핑을 매주 다니신다는 것이다.. 사실 매주 여행간다는게 어지간한 체력가지고는 지속하기 어렵다는 거 해본 사람은 안다. 물론 어르신이 주중에 일 하시면서 주말에 캠핑 다니신다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그 연령에 그런 생활을 하신다는게 놀라울 뿐이다. 어떻게 건강과 체력을 관리하셨길래 그 연세에 그렇게 하실 수 있으신지 궁금하다.. 따라 해보고 싶은 생각, 많이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생긴 의문점, 노옹은 어떻게 경제문제를 해결하시는가 였다. 어찌되었든 경제문제로 어려움은 없으신 듯 보였다. 책에 간간히 나오는 사진들과 이야기들, 부양할 가족 없다는 내용들을 통해 유추해 본 내 생각이 그렇다는 얘기다. 나 또한 주말마다 팸투어네, 캠핑이네, 체험활동이네 하고 여행 자주 다니긴 하지만 비용 정말 많이 든다. 그러한 비용 걱정없이 캠핑여행 다니신 다는게 정말 부럽다. 여튼 책에 나오는 사진들을 보니 보유하신 장비들, 상당한 레벨의 것 들이시다.


노옹​은 1928년 춘천에서 출생, 625전쟁때 육군 야전공병단의 중장비 중대장을 지냈다고 한다. 그 떄 야전에서의 경험이 자연을 생활화하는 습성이 생긴 계기라신다. 이후 건설부에 근무하시게 되는데 그 시기에 가평에 주말레저농원을 마련하셨단다. 이게 1960년대의 일이니 지금의 레저,아웃도어의 붐을 생각해 봄 시대를 많이 앞서가신 분이란 생각이 든다. 61세가 되던 해인 1987년에 뇌졸증이 발병하면서 병치료차 시작한게 오지탐험과 산행, 캠핑이었다고 한다. 이것들을 통해 지금껏 건강하게 살아오게 된 것이라고 하시는데 앞으로도 남은 인생을 자연과 함께 보내실거라 하신다. 이러한 삶이 참으로 부러울 따름이다..

​책은 '추천의 글', '책을 펴내며', '1장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2장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3장 생각이 깊어지는 삶이 행복하다', '4장 홀로 숲을 이루는 나무는 없다'로 이루어져 있다. 개인적으론 '2장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부분에 기억에 남는 내용들이 많았다.



​본문 중 가장 눈길을 끌었던 글은 '우리는 화전민이다. 장발장이다'편이다. 마치 소설이나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글이었는데 굴곡진 삶이 주는 무게가 느껴지는, 우리들의 과거사와 같은 글인데 웬지 모르게 눈물이 나는 가슴 쓰린 내용이었다. 저자는 1962년 9월 추석때 가평과 춘천의 경계선에 있는 북배산 등산길에 올랐는데 그 때 화전민과의 만남이 있었다 한다. 저자의 표현에 따르면 화전민은 "슬픔을 먹고 사는 사람들"이라 하는데 그들에게는 오직 먹는 것 자체가 비애였고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식구들이 가내 수공업으로 만들 수 밖에 없는 석기시대와 같은 삶을 지내고 있었단다. 그러한 삶이다 보니 가난은 대를 이어 후손에게 이어져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는데.. 그런데 화전민의 딸이 머슴에게 시집가던 날이 있었나 보다. 그 정경에 대한 스케치를 글로 표현하고 있는데.. 가슴이 먹먹해지면서 우리 민족의 <한>이란 감정이 느껴졌었다...

책에는 자연과의 생활에 대한 예찬이 수시로 서술되고 있다.​ 좀 심하다 싶을 정도인데 그 정도로 저자는 자연과 가까운 삶을 사는걸 강력 추천하고 있다. 한데 현재의 편리함들을 포기하면서까지 어렵고 힘든 자연과 가까운 삶, 집없는 전원생활을 해가기란 그리 쉽진 않을 것 같다.. 도시생활과 주말농장과 같은 자연생활을 병행하면서 살아가는 것도 대안이긴 하지만 내 경험에 그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자녀교육과 관련하여 자연 친화적인 삶이 어떻게 좋은지에 대한 내용은 아주 많이 공감되는 대목이었다.

책의 마지막 부분은 엄숙하게까지 느껴졌던 내용이었다. 부제는 "나의 유언장"인데, 아흔 가까이 인생을 살아 오신 분이 남기는 마지막 정리 글이라서 그런지 가볍게 느껴지지 않는 글이었다..





 

 

이처럼 한 세기 가까이 살아 오신 분의 인생에 대한 소회와 경험들을 담은 책은 유언장을 마지막으로 끝이 난다. 개인적 소감으로는 저자가 살아오면서 느낀,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자연에 순응하는 삶이 주는 기쁨이 잘 느껴지는 책이었다. 노옹이 말씀하시는 얼마 안 남았을 나머지 삶에 대한 자세를 얘길 하실 때는 무위자연, 자연으로 돌아가라 같은 도가사상이 느껴지기도 했다.. 아무튼 노옹의 말씀 중 새겨 들을만한 말씀 많지만, 그중 하나를 고르라 하면 이것을 선정하겠다. "생의 마지막 순간에 마주하게 되는 것은 젊어 건강할 때 모험하지 않았던 후회뿐일 것이다." 참으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말씀이다..


작가
박상설
출판
토네이도
발매
2014.09.10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