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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후기] "인간은 왜 세균과 공존해야 하는가" - 왜 항생제는 모든 현대병의 근원인가? -

사륜 구동 2014. 10. 16. 16:16
인간은 왜 세균과 공존해야 하는가 인간은 왜 세균과 공존해야 하는가
마틴 블레이저, 서자영 | 처음북스 | 2014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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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후기] "인간은 왜 세균과 공존해야 하는가"

- 왜 항생제는 모든 현대병의 근원인가? -

 

 

 

 

 

지은이 : 마틴 블레이저

옮긴이 : 서자영

펴낸곳 : 처음북스

발행일 : 2014년 9월 22일 초판1쇄

도서가 : 16,000원

 

 

 

 

 

현대병의 근원이 항생제라고 주장하는 의사가 저술한 서적이 번역, 출간되었다. 책의 원제를 보면 <Missing Microbes>인데 직역하자면 <잃어버린 미생물/세균>일텐데 굳이 "인간은 왜 세균과 공존해야 하는가"로 한 것을 보니 책의 내용이 어떤 내용일지가 대충 감이 온다. 하지만 책에는, 역자후기에도 써 있듯이, 의학이나 미생물학을 전공한 자가 아니면 이 책의 내용의 절반 이상이 외계어와 같은 느낌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듣도 보도 못한 약품명칭이나 의학용어에서부터 처음 듣는 미생물/세균/병원균 이름들까지 낯선 단어가 상당히 많이 나오기 떄문이다.. 쉽게 보기엔 좀 부담스러운 책이었다..

읽다가 가장 처음 헷갈​려진 것은 용어의 정의였다. 미생물, 세균, 병원균, 박테리아. 바이러스, 박테리오파지 등 무차별적으로 구분없이 사용되고 있어 보였는데 차이가 뭔지가 헷갈려 찾아보았더니 다음과 같이 정리되어 있다. 이것들, 학교 다닐때 생물시간에 다 배웠던 것들이긴 한데 이젠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미생물 : ​미생물은 주로 단일세포나 균사(菌絲)로 구성되어 있으며 최소 생활단위를 이루는 종류임

세균 : ​분열균문(分裂菌門 Schizomycophyta) 분열균강(分裂菌綱 Schizomycetes)에 속하며, 거의 모든 환경에 존재하는 현미경적 크기의 생물을 말함

병원균 : 병원균이란 병을 일으키는 미생물 등을 가리키는 것으로 바이러스, 세균 등이 포함됨

박테리아 : 세균이라고도 함. 단세포 미생물로 핵막(核膜)이 없는 원핵생물(原核生物)의 한 무리. 공모양,막대모양,나선모양 등을 띠며 엽록체,미토콘드리아 등을 가지지 않음. 동식물에 대하여 병원성을 가지는 것도 있는데 널리 생태계 속에 있어서 물질 순환에 중요한 구실을 함.

바이러스 : 살아 있는 동물·식물·미생물 세포에서만 증식할 수 있는, 크기가 작고 성분이 간단한 감염성 병원체로서 세균보다 훨씬 작은 전염성 병원체인 미생물,동물,식물,세균 따위의 살아 있는 세포에 기생하고 세포에서만 증식이 가능함. 초현미경으로만 볼 수 있고 크기는 20~400나노미터임.

박테리오파지 :​ 파지(phage) 또는 세균성 바이러스라고도 함. 세균을 감염시키는 바이러스군(群)으로서 세균에 감염하여 숙주의 균을 용해시키고 증식하는 바이러스를 통틀어 이르는 말.

 

​[박테리오파지의 박테리아에 침입하는 모습]

저자는 박테리아 연구를 30년이상 해온 의학박사라 한다. 뉴욕대학교의 의학대학 학장과 미국 전염병학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하니 이 분야에 경험과 연륜이 쌓인 분이라는 것은 틀림없어 보인다. 30년 이상 연구해왔다 하니 연령도 환갑은 넘으시는 듯...

 

 

책은​ 16Chapter와 에필로그로 구성되어 있다. 번역서인지라 역자후기도 마지막 부분에 나온다. 이 역자후기의 글 내용에서 참 많은 공감을 느꼈다.ㅎㅎㅎ


 

<Chapter 03. 우리 몸의 미생물>의 내용은 미생물이 우리 신체에 끼치는 영향을 보여주고 있다. 간단히 말하면 우리의 몸은 하나의 우주이고 미생물은 그 우주공간에서 살아가는 생명체라는 것이다. 이러한 수많은 생명체들(미생물/세균)은 서로간 뿐만 아니라 우주공간(신체)에게까지 영향을 끼치며 공동 진화해 오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항생제라는 약물로 생명체를 초토화시키면 우주공간에 불균형이 발생하여 심각한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는게 저자의 시각이다. 우리 몸은 30조개의 세포로 구성되어 있는데 우리 몸에서 공동으로 진화해 온 미생물들은 약 100조개의 박테리아가 있다고 한다. 어마어마한 숫자인데 이러한 미생물은 대부분 우리 몸에 유용한 역할을 하고 있다 한다. 알려진 박테리아 문(Phyla) 50개 중 12개문을 인간의 몸에서 발견할 수 있는데 그중 6개 문(박테로이데테스,피르미쿠데스 등)이 우리 몸에 있는 박테리아의 99.9%를 차지하고 있단다.

 

<Chapter 04. 병원균의 탄생>에서는 병이 어떻게 발생하고 퍼져나가는지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병원균은 대부분 몸에 있는 상태이지만 건강하면 아무 문제를 일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그 이유가 바로 몸에 있는 미생물들의 조화라는 것인데 병원균을 억누르고 있는 면역시스템, 즉 다른 유용한 미생물들이 갑자기 소멸하거나 대량으로 줄어들게 되면 병원균이 활성화되어 병에 걸린다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은 간단한 치료를 위해 병원에서 치료중에 오히려 병이 악화되어 급작스럽게 사망하는 경우에 대해 설명이 잘 되는것 같다. 현대사회로 가면 갈수록 미생물의 확산에 유리한 조건이라고도 한다. 그리고 저자는 병원에 가면 오히려 병에 더 걸릴 수도 있다는게 사실이라 한다...

 

<Chapter 07. 현대의 농장>은 항생제가 가축들에게 어떻게 쓰여지고 있는지를 말하고 있다. 놀랍게도 가축들에게 항생제를 투여하면 성장이 촉진되고 살이 더 찌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오늘날 미국에서 팔리는 항생제의 70~80%가 농장의 가축을 살찌우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하니 놀라울 뿐이다... 구체적 수치로는 2011년 가축생산업자들이 구매한 항생제가 약 13만톤이라고 한다... 문제는 어떤 항생제를 쓰더라도 거의 유사한 효과가 나온다 하니 농장주들이 수익성을 위해 저가의 약품을 사용하리라는 것은 쉽게 상상이 간다. 이러한 항생제들이 가축에 축적되어 인간의 음식으로 섭취된다고 생각하니 또다른 항생제 오남용의 문제겠단 생각이 든다.. 저자 역시 이러한 가축에의 항생제 사용을 금지시켜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하긴 유전자조작 농산물로도 논란이 많으니 이 또한 문제겠구나하는 생각이다..

 

<Chapter 08. 어머니와 이이>에서는 출산시 모체에 있던 미생물이 아이에게 전달해 준다는 것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제왕절개수술로 태어나는 아이들이 많아져 가는데 이로 인해 모자간 미생물의 전달에 단절이 있어 갈수록 아이들이 건강에 이상이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외에도 임신중 항생제 처방을 받은 임산부의 경우에도 아이들에게 전달해 주는 미생물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아직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임상실험이나 조사결과가 없는 건지 그러한 내용은 보이질 않고 저자의 생각들을 주로 얘기하고 있다.

 

<Chapter 09. 잊혀진 세상>,<Chapter 10. 속쓰림>, <Chapter 11. 호흠곤란>은 헬리코박터에 대한 내용이 주인데 저자는 이 박테리아에 대해 많은 관찰과 연구를 하였다. 저자에 따르면 헬리코박터는 말살해야 할 병원균이 아닌. 건강을 유지시켜 주는 이로운 점도 가지고 있는 양생(兩生)생물이라는 것이다. 양생생물은 기생생물과 공생생물 두가지 성질을 다 가지고 있는 생물이라 한다.저자가 연구,조사한 바에 따르면 헬리코박터 파이로리는 오직 인간의 위에서만 발견되는 완만한 곡선의 박테리아로 위염이나 위궤양에 영향을 끼치고 위암에 걸릴 확률을 높이긴 하지만 위산과다, 위식도 역류질환, 식도선암, 그리고 천식을 감소시킨다는 것이다. 아직은 확정적으로 결론지어진 내용은 아닌 듯 보였다. 요즘 헬리코박터와 관련해서 없애야 한다. 놔둬야 한다 오락가락하는 것 같긴 하던데 이것 때문인가?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 외에도 갈수록 아이들이 살이 찌고, 체격이 커지고​, 일찍 성숙해지는 것에 대한 내용도 나온다. <Chapter 12. 점점 커 가는 키>와 <Chapter 13. 그리고 점점 살이 찌고 있다>가 그것인데 저자는 이에 대한 원인이 항생제로 인한 신체내의 미생물들의 교란상태로 야기된 것이라 보고 있다. 앞에서도 나온 가축들에게 항생제 사용시 살이 찌고 성장이 촉진된다는 사례가 나오듯이 아이들에게도 동일한 효과가 나올 것이고 실제 쥐를 가지고 실험한 결과로도 동일한 결과가 도출된다 한다..

이처럼 미생물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다양해 보이긴 하지만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자는건 지는 잘 모르겠다.. <Chapter 16.해결방안>에서는 이에 대해 모호하게 기술하고 있다. 기대했던 것처럼 약물(항생제)로 감염이 치료되면 저자는 계속 이런 방법이 유지되길 바란다고 한다. 목적에 맞게만 사용된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면서 너무 많은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한다. 항생제 과다처방과 제왕절개 수술에 대한 지나친 의존은 빨리 해결해야 한단다... 내 보긴엔 저자도 명확하게 구분을 지을 수 없다는 현실을 잘 알고 있기에 그렇게 표현을 하고 있는 듯 보인다...

어쨋든, Chapter 01 첫장에 나오는 말처럼 박테리아가 이 세상 끝까지 갈 것이라는 것은 틀림없다는 사실 같다..


책의 마지막 책갈피에는 이 책의 내용을 다시 한번 함축적으로 표현해주고 있다. <박테리아와 인간의 세포가 평화로운 공생관계를 유지해 오며, 우리 몸의 균형과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미생물의 세계....> 이러한 균형을 깨뜨리는 주요 원인이 바로 항생제이고 이로 인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저자는 설득력있게 설명하고 있다.




이처럼 책은 미생물(세균,박테리아)과 왜 공존해야 하는지를, 항생제를 왜 줄여야 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항생제란게 병원의 처방을 통해 입으로 먹는 경우만 있는게 아니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어찌보면 중금속의 축적이나 유전자조작 농산물의 영향과 같은 류처럼 항생제 또한 생각을 달리 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특히 천식이나 알레르기에 대한 문제가 있는 분은 이 책의 <Chater11. 호흡곤란>과 <Chapter 14.현대 질병에 대한 재고>부분을 읽어 보면 나름 얻는게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은 왜 세균과 공존해야 하는가
작가
마틴 블레이저
출판
처음북스
발매
2014.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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