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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후기] "모독" - 박완서님의 티벳트/네팔 문화 예술 기행기 -

사륜 구동 2014. 10. 31. 16:50
모독 모독
박완서, 민병일 | 열림원 | 2014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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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후기] "모독"

- 박완서님의 티벳트/네팔 문화 예술 기행기 -

 

 

글 : ​박완서

사 진 : 민병일

펴낸곳 : 도서출판 열림원

발행일 : 2014년 9월 30일 초판1쇄(개정판)

도서가 : 14,800원

​<모독>. 슬쩍 본 책 제목이 철학서적같단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이 책은 작가이자 소설가인 박완서님이 쓰신 여행기 형식 책자의 제목이다. 왜 <모독>이란 제목을 붙였을까?? 매우 궁금했다. 그 이유는 책의 중간이후, 티베트 기행기 중에 나온다.. 책은 하드카피본으로 된, A5용지보다도 작은, 좀 작은 느낌의 판형이다. 하지만 350여페이지에 달하는 두툼한 두께와 양장본오로 된 겉표지는 책이 문고판 같단 느낌이 들지 않게 한다. 그런데 150여장이라는 사진을 게재한 책임에도 불구하고 일반 용지를 사용해서 사진품질이 좀 떨어진다는 느낌이다... ​책에는 이 책에 대한 성격과 내용을 포괄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이 저자 소개 하단부에 나온다. 뭔가 상상력을 일깨워주는 그런 문장이다.

​[오체투지중인 신도]

박완서님은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개성출신의 작가이자 소설가인데 특이하게도 40세란 늦은 나이에 소설로 문단에 데뷔했다 한다.​ 그녀의 작품은 전쟁의 비극, 중산층의 삶, 여성문제들을 주로 다루었고, 자신만의 문체와 시각으로 작품을 서술하여 많은 이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당연히 많은 문학상들을 수상하였는데 안타깝게도 2011년 담낭암으로 세상을 떠나셨다..

티베트 여행시 사진을 담당한 민병일님은 독일에서 시각예술학과 사진술을 전공한​ 분인데 독특하게도 시인으로 등단해 시집 두권을 내었다 한다. 국제예술전시회 사진공모에도 당선된 바 있다 하니 시인이라고 해야 할 지, 사진작가라 해야할 지 좀 아리송한 분이다. 스페셜리스트 겸 제너럴리스트인가 보다..







 

 

책은 크게 <티베트 기행기>와 <네팔 기행기> 두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은 앞부분에 1996년 작성한 <작가의 말>과 <개정판을 내며 ; 박완서를 추억함>에 이 책이 개정판이란 점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책을 보고 작가의 여행코스를 따져 보려다 관뒀다. 저자가 글에 지역명칭을 명확하게 표현하질 않았기도 했지만 귀찮기도 하고 해서이다.. ㅎㅎ



 

 

 

 

<작가의 말>은 이책이 나오게 된 배경과 그 과정, 여행길을 같이 한 분들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와 같은 내용으로 되어 있다. 말미에 "1996년 겨울에"란 말이 있는 걸 보면 처음 여행기가 출간될 당시의 내용인 듯 하다. 원래 <모독>은 1997년 처음 출간되었는데 완판후 추가발행을 하질 않아 책 자체가 희귀본이 되었다 한다. 이 책은 출판사에서 당시 출간본을 기본으로 하여 개정판을 출간하게 된거 같은데, 박완서 작가를 추억하는 많은 이들에게 좋은 선물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사진을 애정하는 분들에게도 물론이고 말이다.~

​[1997 발행 <모독>]

 

작가가 티베트 여행을 가게 된 계기는 네팔을 다녀온 뒤 히말라야 산맥 너머에 있는 티베트란 곳에 대한 동경이 생겼었다 한다. 그러던 차에 민병일 시인이 그 여행을 구체화시켜주었다 하는데 여행기를 써주는 대신 경비 일체를 제공해주는 조건이라 한다. 저자는 사양과 앙탈을 부리다 못 이기는 척 하고 여행길에 올랐다 한다. 음.. 나같음 그런거 없이 바로 덥썩 물었을텐데..ㅋㅋ

책은 여행동안에 경험한 것들을 저자의 스타일대로 사실적이고 일상적인 느낌으로 묘사하고 있다. 게다가 표현에 적합한 사진들이 적절히 배열하여 마치 여행길을 따라가는 듯한 느낌을 준다. 더우기 메주와 같이 친숙한 단어들을 많이 섞어 썼기에 편안하게 읽어 나갈 수 있다. ​티베트의 월동연료를 표현한 부분을 보면 그 느낌. 잘 알 수 있다.

 

 

 

[야크똥으로 만든 월동연료들]

 

 

화장실을 설명하는 부분애서 월동연료가 또 나오는데, 하연 돌로 쌓은 벽면에는 야크의 똥들을 둥그렇게 해서 붙여 말리는데 그 계단을 통해 간 이층이 바로 화장실이란다.​ 그런데 2층의 화장실에서 1층을 향해 볼일을 본단다.ㅎㅎ 인분은 이곳에선 매우 중요한 비료이기 때문에 화장실이 엄청 깊고 크게 만든다 한다.

 

 

[티베트의 화장실과 벽에 붙어 있는 월동연료들]

책에는 여행 당시의 티베트와 네팔 현지의 생생한 많은 사진들이 나온다. 사진에 사용된 종이가 광택지가 아니기에 사진품질은 좀 안좋은 편이지만 20여년 전 황량하고 메마른 지역에서의 필름사진이란 점을 고려한다면 매우 뛰어난 작품들이라 생각된다.

 

 

 

 

티베트 기행기 부분에선 저자가 어린 시절의 경험들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단 느낌이 든다. 1931년생이니 초등교육을 일제치하에서 받았다는 걸 알 수 있는데 당시 일본인들의 거만한 모습이 저자에겐 각인되어 있는 듯 보인다. 저자는 식당에서 마주친 티베트 거주 한(漢)족들의 거만한 모습에서 제국주의 일본인 모습이 투영하고 여기에서 인간에 대한 모독을 간파하는 내용을 그런 것 같다. 도서 제목도 여기에서 따온것 같고 말이다.. 티베트는 1951년 중국의 티베트 침공/점령이후 현재까지 중국 지배하에 있는데 달라이라마가 인도에 망명하여 임시정부를 이끌고 있다고 한다. 이것 역시 일제치하 상해임시정부를 연관시켜 말하는 것을 보면 저자는 일본제국주의를 무척 혐오하는 것 같다. 나역시 제국주의, 관료주의, 파벌주의 이런거 매우 혐오하고 경멸한다. 하지만 현실은 이런 것들로 굴러가고 있으니 세상은 요지경 아니겠는가..

 




 

 

작가는 "에베레스트"도 현지 티베트 언어인 <초모랑마>라 불러주는게 예의일 것 같다고 했다. 그러고 보니 세상에는 서양인 이름에서 명명된 것들이 참 많은것 같다..

 


 

 

​책에 나오는 사진을 보면 티베트 기행기에서의 사진과 네팔 기행기에서의 사진 느낌이 사뭇 다르다. 극과 극이라고나 할까... 황량한 자연과 아름다운 자연의 대비란 느낌이 들었다.​ 대신 하늘색은 티베트가 더 뛰어난 색감을 보여준다. 촬영술의 문제인지, 환경의 문제인지, 아니면 인쇄상의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티베트의 자연풍경]

 

[네팔에서의 자연풍경]​

 


[티베트 포탈라궁 전경]




[여행길에서 만난 사람들]

 


[사원 내부 장식들]



네팔에서는 화장장에서의 사진과 묘사들이 기억에 남는다.. 매우 사실적인 표현과 사진이기에 착잡한 기분이 드는건 어쩔 수가 없었다.. 인생의 마지막 모습이기 때문에.. 저자도 아마 나와 같은 느낌을 받았을 거라 생각된다...




 

 



 

이처럼 책은 여느 여행기처럼 여행지에 대한 체험과 느낌들을 내용으로 작가만의 표현법으로 서술되어 있다. 약간은 부정적이고 시니컬한 뉘앙스의 표현들이 많이 보이긴 하지만 고지대로 인해 고산병증세로 힘들었다는 노인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 여하튼 많은 독자들이 애독하였다는 저명한 작가의 여행기가 개정출간된 만큼 많은 분들이 읽어볼거라 생각된다. 1년전쯤 보았던 "찰스 디킨스"의 <이탈리아의 초상>이 생각나네요. <모독>은 그 책만큼 극사실적이진 않지만, 우리의 정서에 잘 맞는 무언가가 들어 있기에 더 평안한 느낌으로 다가오더라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모독
작가
박완서
출판
열림원
발매
2014.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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