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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인생을 배우다" - 소소한 일상에서, 사람의 온기에서, 시인의 농담에서 -

사륜 구동 2014. 11. 18. 18:05
인생을 배우다 인생을 배우다
전영애, 황규백 | 청림출판 | 2014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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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인생을 배우다"

- 소소한 일상에서, 사람의 온기에서, 시인의 농담에서 -



​지은이 : 전영애

펴낸곳 : 청림출판

발행일 : 2014년 11월 7일 1판1쇄

도서가 : ​13,800원

​독문학을 전공한, 40여년간을 독문학자로 공부와 강의를 해 온 서울대 독어독문학과 여교수가 발간한 생애 첫 에세이집을 접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개인적으로 독일이라고 하면 엄숙하고 잘 짜여진 마치 기계같은 나라, 가을철이 잘 어울리는 나라라는 느낌이 드는데요. 그러한 나라의 문학을 전공하신 분이 에세이집이라... 책을 읽기도 전에 소개만 보고도 어떤 내용일지 흥미가 생깁니다. 책 제목과 저자의 경력을 보고 교육적 측면이 강한 그런 내용들 아닐까 막연히 추측을 하긴 했지요..ㅎㅎ

 

본 에세이를 집필한 학자는 전영애란 분으로 서울대 독문학과 교수로 재직중인 여성학자라 합니다. 세계 독문학 분야의 최고 영예인 '괴테금메달'을 수상하였다 하니 한국인으로서 손꼽히는 독일문학자임을 알 수 있습니다. 책 본문에도 많이 언급되듯이 저자는 독일과 한국을 번갈아 다니며 많은 강의와 공부를 진행해 왔는데요. 그 와중에도 독일 파사우와 한국 여주에 각각 정자와 서원을 짓는 열정도 보이고 있습니다. 책의 내용들을 보면 저자분은 감성이 풍부하고, 자신이 하고 싶어 하는 일에 몰입하는, 일중독증도 약간은 보이는 분이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그림을 그린 분에 대한 소개도 같이 나오고 있습니다. 황규백이란 분인데 사물의 서정성을 판화로 표현하는 미술가라 합니다. 이 분 판화의 매력은 많은 관람자 층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표현에 있다고 하는데요. 국제판화제에서 여러번 입상한 경력이 말해주듯​ 세계 여러 미술관에서 그의 판화작품들이 주요 콜렉션이라고 합니다.

 

 



 

​책은 <프롤로그>, <1. 인생을 배운 찰나의 순간들>, <2. 몹시도 귀한 것, 가장 귀한 것>, <3. 한 삶으로부터>, <4. 시를 굽는 사람들>, <5. 사랑이 우리를 살린다>편으로 구분되고 있습니다. 각 편들은 저자가 살아 오면서 있었던 일들을 각 카테고리별로 묶기 위한 큰 주제들인데, 개인적으로 느껴지는 에세이들의 분위기들이 모두 '가을낙엽'같은 느낌이 든다는 겁니다.. 뭐랄까요.. 인생의 황혼기에 서서 회고하는 듯한 느낌의 글들이라고 하는게 적당한 표현인 것 같습니다..




 

 

<프롤로그>는 부제가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라 되어 있습니다. 저자에게 있어서는 그것이 <인연>인가 본데요. 그 예로 제일 먼저 "홀레"라는 바이마르 괴테학회의 재정감사였던 분을 만났던 것을 언급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에리카" 등 본문에도 나오는 여러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한데 어찌보면 가장 큰 인연이라 할 가족들에 대한 내용은 <프롤로그>에는 없네요.. 다만, 프롤로그의 마지막 문장은 이런 표현으로 끝이 니다. "내가 사랑하는 이들에게, 바른 삶으로 내게 세상에 대한 신뢰를 심어주는 모든 분들께 감사하며 이 책을 드린다." 하지만 본문 내용중에 자녀들에 대한 이야기 조금은 나옵니다. 그런데 공부하고 강의하느라 자녀들에게 신경을 못써서 미안하다는 얘기로 점철되어 있더군요... 여성이나 남성이나 뭔가를 이루어 내려면 가족들이 많은 부분 희생해야 하나 봅니다..

 

책의 시작은 <그런 한순간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입니다. 이 한편의 에세이가 이 책의 전체 분위기를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 카프카와 소녀의 이야기.. 마지막 문장이 눈길을 잡아 끌더군요. "세상은 이런 미친 짓으로 잠시 빛나는게 아닐까"... 음...

 

 





 

 

읽다 보니 유사한 내용이지만 다르게 표현한 부분도 눈에 뜨입니다. 간략히 말하자면 <다수중 한명 살리는데 그 한명을 어떻게 선정하는지>와 <다수중 몇명 희생하는데 그 몇명을 어떻게 선정하는지>입니다.. 이 부분 읽다가 물컵에 물이 반 낭은 상태를 어떻게 표현하는지에 대한 말들이 떠올랐지요. 긍정적 표현, 부정적 표현, 뭐 그런 내용이었던 걸로 아는데 이건 그런 차원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하나는 감동적인 내용(당연하다?)이라 썼고 하나는 질문 자체가 잘못되었다 쓰고 있는데요. 감성의 문제인거 같긴 하지만 이성적으로 보자면 유사한 문제인 거 같기도 한데 어떻게 봐야 할지 좀 헷갈립니다..

 


[다수중 한명을 살리기 위한 선택 사례]



[다수중 몇명을 희생시키기 위한 선택 문제]

 

 

이처럼 책은 저자가 살아 오면서 느낀 소회들을 독일문학 분위기와 같은 수필들을 꼭꼭 눌러 담은 책이라 느껴집니다. 저자가 경험한 많은 일들이 마치 스러져가는 낙엽들과 같은 느낌같이 느껴집니다. 저만 그렇게 느낀걸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죠.. 하지만 "인연"의 소중함에 대해서는 많은 공감이 가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책에 전반적으로 관통하는 주제는 "인연"을 통한 인생과 사람, 사랑의 소중함들을 예찬하는 것이라고 보여지기 때문이죠. 화창한 봄날 파릇파릇한 생동감 넘치는 느낌의 서적을 원하시는 독자분에게는 강추할 정도는 아니지만 사색과 가을, 가을낙엽처럼 우수어린 정감이 느껴지는 책을 읽고자 하는 분들에게는 이 책, 후회없는 선택일 거라 생각됩니다.~

작가
전영애
출판
청림출판사
발매
2014.11.07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