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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 "다큐처럼 일하고 예능처럼 신나게" - 예능PD 6인에게서 배우는 창의적으로 일하는 법 -

사륜 구동 2014. 11. 25. 21:36
다큐처럼 일하고 예능처럼 신나게 다큐처럼 일하고 예능처럼 신나게
정덕현 | 중앙북스 | 2014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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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 "다큐처럼 일하고 예능처럼 신나게"

- 예능PD 6인에게서 배우는 창의적으로 일하는 법 -

 

 

 

  


 

 

​지은이 : 정덕현

펴낸곳 : 중앙북스(주)

발행일 : 2014년 11월 5일 초판1쇄

도서가 : 13,000원

 

 

 

 

2000년대 들어 방송프로그램들이 참으로 다양해진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이전의 방송프로그램이 별로였다는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지금 보여지는 방송들에 비하면 많이 떨어져 보이는 건 사실이죠. 시사, 교양, 예능프로 할 것 없이 전반적으로 예전과 비교해보면 눈부시게 발전했다는걸 알 수 있습니다. 왜 그런걸까요? 자본력과 기술력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했던 것이겠지만, PD들의 세대교체도 그중 한 요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젊은 청춘시절에 X세대나 신인류란 소리 들으면서 소위 깨는 행동으로 눈에 띄던 세대들이 40대에 접어들면서 각 영역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시기가 요즈음인데, 이들이 선배의 방법을 답습하던 도제식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식을 많이 시도하였기 때문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번에 읽어 본 책은 방송PD, 그 중에서도 예능PD들의 이야기를 엮은 책인데요. 소위 잘나간다는 6인의 예능PD, 나영석, 서수민, 신원호,김용범, 신형관, 김태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예능PD들도 방송국에 소속된 직장인이기에 따박따박 월급받는 봉급쟁이이고 시청률 떨어지면 언제든 교체될 수 있는 여느 회사원과 다를 바가 없답니다. 보통의 회사원들과 차이점이라면 정해진 퇴근시간 없이 밤새도록 일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라네요..

 

 

​첵을 집필한 분은 대중문화평론가이자 칼럼니스트인 '정덕현'이란 분입니다. 이 분은 더키앙이라는, "문화 속에 담긴 현실을 모색하는 곳"이라는 모토를 표방하는 사이트를 운영하고 계시더만요. 잘은 모르겠지만 활발하게 활동 중인 문화평론가이신 듯 보입니다..

 

 



​[출처 더키앙 http://www.thek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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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뒤쪽 책갈피에는 <예능PD 6인의 창의적으로 일하는 법>으로 각 PD들의 말을 담고 있습니다. 각 PD들이 중요시하는 부분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그런 말들이죠.

 

 

 

책은 6명의 PD 이야기인만큼 본문 총 6장과 추천사, 프롤로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장별 구성방식은 PD의 업무스타일을 보여주는 많은 이야기들을 보여주면서 마지막에는 인터뷰 내용을 넣어 마치 PD와 대화하는 듯한 생생한 느낌을 더해주는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제일 첫장에 나오는 예능PD는 '1박2일'로 유명한 <나영석>PD입니다. 나영석PD의 부친께서는 아들이 공무원이 되길 바라셨다는군요. 그래서 행정학과로 진학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대학에서 연극반 활동을 하면서 진로가 바뀌게 되는데 대본을 쓰는게 재미있어서 작가를 지망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처음에는 드라마PD를 생각했는데 차츰 코미디PD로 바뀌다가 결과적으로는 예능PD를 지원하게 되었답니다. 또 하나 특이한건 '1박2일'이나 '꽃보다'시리즈처럼 여행을 주제로 하는 프로그램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는데 정작 본인은 여행을 무척 싫어한다는 점입니다. 여튼, 이 분은 인생이든 일이든 계획대로 안되는 경우가 훨씬 많기 때문에 계획에 그다지 집착하지 않는다 합니다. 이 분 역시 직장인의 자세는 윗사람이 시키는 일을 잘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네요. 하지만 어디로 흘러갈지 알 수 없는 낯설음을 가능성으로 받아들여야 결국에는 행복해지는 길이라고 생각한답니다.

 

 


 

 

제2장에는 <서수민>PD가 나오는데요. 이 분, 여성이랍니다. 저만 몰랐던건가요..ㅠ.ㅠ.. 이 분은 2010년부터 '개그콘서트'를 연출하였고, '비타민', '스펀지', '뮤직뱅크'를 맡기도 했으며, 나영석PD가 빠진 '1박2일'코너를 살려낸 저력을 보여준 분이라 합니다. 이 분의 이야기를 보면 위에서도 나오듯이 조직관리, 그중에서도 인간관계를 매우 중요시한다는 것을 잘 느낄 수 있었습니다. 1995년 KBS 예능국에 입사했을때 여자는 동료도, 선배도, 후배도 없었다 합니다. 게다가 여성으로 혼자밖에 없는 예능계에서 살아 남기 위해 싸움닭처럼 지내왔는데, 싸울 때는 옳다고 생각했지만 그 순간이 지나고 생각해보면 감정이 남는 등 자신에게 좋을 리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점차로 바뀌어졌다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 분은 사람과 부대끼며 경쟁보다는 공존을 중시하는 인간관계와 조직관리에 강점이라는 평입니다. 특히 '나만 아니면 돼'와 같은 미꾸라지 근성, '무한 이기주의'는 절대 받아들이지 않는다네요.. 

  

 

 
 

제3장은 '남자의 자격'과 '응답하라'시리즈로 유명한 <신원호>PD 이야기입니다. 이 분은 원래 꿈이 영화감독이었다고 합니다. 본래 하나에 빠지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뭐 해도 길어봤자 1년을 넘기는게 없었는데 영화만은 예외였다고 하는데요. 꿈을 이루지 못하게 되어 방황하며 허송세월을 한동안 보냈다고 하네요..하지만 2001년 KBS 방송PD로 입사하여 처음으로 '공포의 쿵쿵따'란 코너를 맡아 예능의 짜릿함을 맛 보고 이후 '여걸식스',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으로 대박을 쳤답니다, 2011년 tvN으로 이적한 후에는 드라마를 연출하게 되는데'응답하라 1997/1994'로 인기절정을 구가합니다. 최근 영화감독 제의가 들어 왔는데 거절했다고 합니다. 여기에서 그의 철학이 엿보이는데요. "꿈은 절대적이지 않다. 현실을 불행하게 하는 건 더 이상 꿈이 아니라"라고 합니다. 원칙과 고집은 가능성의 족쇄라네요..유연한 사고가 필요하다는 거 같기도 한데..

 

 


 

 

제4장은 <김용범>PD. 이 분은 '슈스케(슈퍼스타K)'시리즈와 '댄싱9'으로 유명세를 떨친 PD죠. 이 분에 대한 이야기는 '스토리텔링'과 '경청', 두가지로 요약됩니다. 김용범PD의 지론은 '스토리'보다 '텔링'이 더 중요하고 스토리텔링을 하기 전에 우선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들어야 한다는 것이라 합니다. 모두가 망할거라던 <슈퍼스타K>는 10대 때부터 기획사의 연습생으로 시작하는 가요계의 풍토때문에 20대 가수 지망생들은 노래할 수 없는 그들의 절실한 이야기들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댄싱9> 역시 비슷한 과정이었는데 울랄라세션의 故임윤택이 하늘나라로 가기 일주일 전 병원에서 자신에게 부탁한 얘기 "춤추는 친구들 좀 잘 부탁합니다."가 계기였다고 합니다. 그에겐 이 한마디가 준 울림이 무척 컸었답니다.. (울랄라세션이 춤에 있어서도 유명한 팀이라는 사실은 여기서 처음 알았네요) 어쨌든 '듣는 자에게 복이 있을지니'랍니다..

 

 

 

 

제5장에서의 주인공은 가장 이색적으로 보여지는 PD, <신형관>PD입니다. 부제도 "24시간 내내 미칠 수만 있다면 마니아"입니다. 이 분은 평PD 출신으로는 최초로 상무에까지 오른 이 업계에서 입지전적인 분이라 하네요. 1994년 동아TV에 입사, 1997년 Mnet으로 이적, 현재 Mnet의 상무로 재직중이랍니다. 국내 음악 프로그램의 다양한 변주와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평입니다. 이 분 사무실에는 여기저기 피규어로 가득하다고 합니다. 수집 주종목은 마징가라 하는데 그 종류가 200여종이 넘고 쓴 돈만 2천만의 넘는다고 하니 독특하긴 하죠. 임원방에 피규어라...게다가 요즘에는 일렉트릭 기타에 빠져 주말마다 혼자 방에서 독학으로 배우고 있다고 합니다. 취미생활을 마니아수준으로 한다고 해야겠죠. 일도 이러한 성향의 영향으로 독하면서도 독특한 이미지의 프로그램을 많이 제작하였다 합니다. 이 분이 말하는 독함은 자신이 최선을 다하고 편법을 쓰지 않고 정면 승부로 실행해 나가는 것을 말한다고 합니다. 

 

 

 

 

제6장에서는 국내 최초로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프로를 시도한 <김태호>PD의 이야기입니다. 이 분은 2002년 MBC에 입사하여 <섹션TV 연애통신>, <느낌표> 등의 조연출을 거쳐 2006년부터 <무한도전>을 연출하였는데 이 프로가 국내 리얼 버라이어티의 최초라 하는데요.  예능이 예술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었다는 평입니다. 김태호PD의 특징은 '일반화'를 꺼리는 성향에 있다는데 실제 그는 계몽적인 접근 방식을 보이는 방송이나 멜로드라마에서 떠나는 연인을 잡기 위해 공항까지 달려가는, 그런 진부한 장면에 극도의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답니다. 한마디로 일반적인 흐름이 아닌, 비현실적인 것들을 혐오하고 자연스러움, 즉흥의 힘을 믿는다 할 수 있겠죠. 직장인으로서 이 분에게는 어떤 부분을 보아야 할런지는 잘 모르겠네요...

 

 

 

 

이처럼 책은 인기 예능PD들의 이야기를 통하여 직장인들에게 필요한 자세를 어느 정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느껴지는 공통분모는 추천사에 나오는 말(책 뒤표지에도 나오지요)에도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누구보다 다큐처럼 일하지만 예능처럼 신나게 일하고, 쉬고, 회의하고, 조직을 관리하는 그들의 열정을 나는 정말 사랑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과 오랫동안 함께 일하고 싶다. 이런 믿음을 주는 동료나 선배, 후배를 만나는 것만으로도 예능계에 몸담고 있는 것이 즐겁다."

이런 분위기의 직장이라면 대부분 즐겁게 회사 다니지 않을까요? 쉽지는 않겠지만요...

 

 

 

 

 

작가
정덕현
출판
중앙북스
발매
2014.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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