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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헝거게임으로 철학하기" - 이토록 불의한 세계에서 인간은 무엇이고 정의는 무엇인가? -

사륜 구동 2014. 12. 12. 17:06
헝거 게임으로 철학하기 헝거 게임으로 철학하기
조지 A. 던(George A. Dunn), 니콜라스 미슈(Nicolas Michaud), 윌리엄 어윈(William Irwin), 이석연 | 한문화 | 2014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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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헝거게임으로 철학하기"

- 이토록 불의한 세계에서 인간은 무엇이고 정의는 무엇인가? -

 

 

 

 

지은이 : 조지 A. 던, 니콜라스 미슈 외

옮긴이 : 이석연

펴낸곳 : (주)한문화멀티미디어

발행일 : 2014(4347)년 11월 10일 초판1쇄

도서가 : 16,500원



 

 

영화를 소재로 하여 철학을 소개하는 책자가 출간되었습니다. <헝거게임>이라는 영화가 그 대상인데요. 사실 소설을 영화화한 것이긴 하지만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지게 된 계기는 영화이기 때문에 영화를 놓고 이야기하는게 이해가 더 빠를 것 같긴 합니다. 그런데 전 아직 이 영화 보지 못한 상태라 처음에는 책의 내용을 이해하기가 좀 어려웠었죠.. 그렇다고 3부작인 영화를 모두 찾아 보기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기에 좀 그렇네요... 아뭏튼 많은 궁금증을 안고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본 도서에 기고한 집필자는 헤아려 보니 모두 19명이나 됩니다. 그 중 한명인 조지 A 던이란 교수가 그 기고문들을 모아 이 책을 엮었다고 하네요. 책은 집필진들이 각자 한 파트씩 맡아서 저술한 것을 모아 놓은 형식입니다. 저자들의 소개내용을 보면 철학교수 외에도 영문학과 교육학 교수도 있고, 편집저술가, 고교 교사, 미군 장교도 있습니다. 군인이 철학을 논한다고 생각하니 좀 낯설은 느낌이 듭니다..



 

 

책은 경기장 안내도와 지형, 주요인물 소개로 시작됩니다. 영화를 보지 못한 사람뿐만 아니라 이미 보았던 사람에게도 전반적인 영화의 개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내용입니다. 읽다 보니 일본만화를 영화화한 <배틀로얄>이 떠오르더군요.. 학생들을 한 지역에다가 몰아 넣고 한명만 남을 때까지 서로 죽이게 하는 리얼리티 쇼라는 컨셉이 그렇게 느끼게 하는 것 같습니다. 그 만화와 영화를 떠올리면서 책을 읽으니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더군요.ㅎㅎ

 


 

 

책은 <헝거게임>의 내용처럼 Stage로 구분되어 있는데 총 1~7 Stage로 되어 있습니다. 책에 표시된 목차의 자세한 내용만 보아도 각 파트별 집필진들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내용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Stage 1. 심미안을 가진 것이 꼭 약점은 아니다

Stage 2. 우리는 변덕스럽고 어리석은 존재다

Stage 3. 나는 태양처럼 빛을 발하고

Stage 4. 피타는 빵을 굽고, 나는 사냥한다

Stage 5. 네 자신을 찾는 한 절대 굶주리지 않을 게다

Stage 6. 충고해줄 게 있어. 살아남아

Stage 7. 산딸기 한 움큼으로 무너뜨릴 수 있는 것이라면 참으로 약하겠지

 

 





 

 

영화에서 보여지는 씬들을 철학자들의 여러가지 사상과 그 핵심내용들을 대입하여 논하는 본 책자와 같은 형식, 신선한 느낌이 듭니다. 사실 철학서적이라는게 읽다 보면 머리 아파오는 내용들이 많고 좀 지루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제 경우엔 쉽게 손이 가지는 않습니다만 이 책처럼 관심있는 것을 가지고 비교분석하는 형식으로 많은 철학사상들을 이야기하면 보다 쉽고 재미있게 철학을 이해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Stage l>은 <캐피톨에 저항하는 예술>이란 부제가 달려있죠. 여기에서 인상깊었던 내용은 <03. 내가 너의 ​모킹제이가 되겠어>에서 나오는 내용이었는데 영화의 대사가 나옵니다. "그게 무슨 상관이야? 모든 것이 그냥 하나의 거대한 쇼야. 네가 어떻게 보이느냐가 다란 말이다."(p.71)가 그것인데요. 말 그대로 보면 어떻게 보이느냐는 해석의 문제를 말하는 부분인데 책에서는 해석행위는 관객이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실제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합니다. 최근 땅콩부사장 일로 나라가 시끌시끌한데요. 이 뉴스의 덧글들을 보면 위와 같은 것이 잘 나타나는 것 같더군요. <슈퍼갑질>로 보느냐, <정당한 직무감독의 일환>으로 보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판단을 내리게 되더군요. 지금 관련기사를 찾아 보니 정당한 직무감독으로 보기엔 거리가 있는 듯 합니다만, 아무튼 어떠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판단하느냐는 해석에 따라 그 행위의 결과가 달라지게 된다는 건 일상사에서 부지기수로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Stage ll>에서는 <부도덕한 세상에서 도덕 갈망하기>가 부제입니다. 여기에선 처음 보는 단어 하나가 시선을 끕니다. "샤덴프로이데"란 독일 단어인데요. 의미가 "타인의 고통에서 얻는 즐거움"이라고 하네요. 철학자 중에는 독일계가 많기에 이 단어를 언급한 철학자도 많은가 본데 소펜하우어, 칸트가 이 단어와 관련된 어록을 남겼다더군요. <샤덴프로이데를 즐기는 건 사악하다... 진정으로 좋아하면서 악의를 숨기지 않는 성향만큼 마음이 타락하고 도덕적으로 가치가 없음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징표는 없다. 이런 성향이 관찰되는 사람은 끝까지 피해야 한다> - 쇼펜하우어 - <샤덴프로이데는 악마의 악이다> - 칸트 -가 그것입니다. 그리고 아일랜드의 대주료 'R.C.트랜치'라는 분은 <타인의 고통에서 즐거움을 느낀다는 뜻을 지닌 말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독일어 사용자들의 도덕적 파산을 나타내는 증거>라 했다고 하는데 책에서도 말했듯이 이건 편협한 사고의 결과인 것 같습니다. 복싱과 같은 격투기 종목을 보면서 열광하는 것은 전세계적으로 보여지는 보편적인 것이니까요.. 여튼, 2009년 연구결과에 따르면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이 샤덴프로이데를 느끼는 강도를 좌우하는 핵심성분이라는게 규명되었다고는 합니다..

<Stage lll>은 <자연스러운 것과 자연스럽지 않은 것, 그리고 별로 기이하지 않은 과학>인데 "다윈의 적자생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헝거게임의 본질이 이 적자생존이라는 매카니즘과 유사하다는 것이죠. 그런데 다윈의 이론에서 자기희생과 협동은 경쟁과 투쟁만큼이나 중요한 내용이라고 합니다. 이 부분은 흔희들 잘못 알려진 내용중 하나라고 하네요. 저도 그런 내용은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았구요..

<Stage lV>은 <사랑, 돌봄, 젠더에 관해 캣니스가 가르쳐 주는것>인데 여기에는 스토아학파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스토아학파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 "제논"이 창시한 유하로 도덕적 선함, 현재를 살기, 욕구 다스리기, 자기 힘으로 어쩔 수 없는 것에 집착하지 않기 등을 옹호한다고 합니다. 진정으로 좋은 것은 도덕적 선뿐이고 진정으로 나쁜 것은 도덕적 악뿐이라고 하는데요. 그 기준이 뭔지는 애매하네요..책에서는 캣니스는 진정한 스토아주의자처럼 선택하고 행동한다고 합니다.

​<Stage V>은 <모든 것이 쇼인 시대에 진정한 자기 자신으로 살기>인데 2개의 문장으로 시작됩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진정한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으로 보일 필요가 있다. 자신인 것과 자신인 척하는 것은 전혀 다른 것이 되었다>, <자신들이 정한 역할을 내가 연기하는 것, 그것이 그들이 내게 원하는 것이다>가 그것인데요. 첫번째 문장은 잘 알려진 철학자 <장 자크 루소>의 말이고 두번째는 영화 "모킹제이"에서 주인공 캣니스가 한 말이죠. 두번째 문장은 제3자들이 다른 사람들을 볼 때 실제로 어떤지가 아니라 어떻게 보이느냐를 가지고 판단한다는 말인 듯 한데 한마디로 말하자면 영화에서 보여지는 모든게 쇼라는 소리죠. 책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 <루소의 인간 불평등 기원론>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Stage Vl>는 <죽음과 전쟁의 논리에 대한 어느 조공인의 안내>란 부제입니다. 여기에는 군인이 집필한 부분이 있는데 "전쟁의 도덕성"이란 주제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이에 대해 세가지 견해가 도출되었다고 하네요. 평화주의(Pacifism - 전쟁은 도덕적일 수 없다. 타인에 대한 폭력을 절대 용인할 수 없다), 정치적 현실주의(Political realism - 물론 도덕적이다. 우리편 필요를 충족한다면 어떠한 폭력도 허용할 수 있다), 정의로운 전쟁(the just-war tradition - 도덕적인 듯 하다. 하지만 대의가 정의롭고 정의로운 방법으로 수행할 수 있을 때만 그렇다). 글쎄요.. 지금의 세계는 정치적 현실주의가 대세인 것 같습니다.. 대의와 방법은 얼마든지 조작 가능하고 알고 보니 실제 그렇게 했더라는게 지금까지 봐왔던 현상이니까요. 게다가 내가 하면 선(善)이요. 남이 하면 악(惡)이라는 논리가 강대국들의 논리인 것 같습니다..

<Stage Vll>​은 <코리올라누스 스노우의 정치철학>란 부제인데 내용중 자본(Capital)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총 세가지 유형의 자본이 있다고 하는데 경제자본, 사회자본, 문화자본이라네요. 이중 사회자본이 조금은 낯설은 용어인데 사회간접자본과는 다른 의미이더군요. 여기에서 말하는 사회자본(social capital)은 "상호간 친분과 인정이 거의 일상화된 지속적인 인간관계 네트워크"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문화자본 역시 떠오르는 이미지와는 조금 다른 의미였는데요. 여기에서 말하는 문화자본(cultural capital)이란 "사회적 힘과 지위를 얻는데 도움이 되는 무형자산 모두"를 말한다고 하네요.. 경제자본(economic capital)은 "부동산이나 돈과 같은 물질적 부"를 말하는 것이고요. 이것들이 눈에 띄지 않게 권력으로 이용되어 지게 하는 것은 <교육>이라는 방법을 통해서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우리 사회는 교육을 불평등을 완화하게 하는 신분상승의 근본이라고 하는데 책에서는 교육이 사회를 은밀하게 통제하는 가장 강력한 힘이라고 말합니다... 말 그대로 <교육은 권력이 사회질서에 자발적으로 순응하는 시민을 길러내는 가장 전통적인 방법>이라는 거죠...

책을 읽고 보니 철학에 대한 이해보다는 현실과의 비교와 생각만 많아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평소에 이러한 생각들을 해볼 일이 별로 없었는데, 책을 통해 현실세계에 대해 많은 생각들을 하게 되었으니 여러모로 좋은 책이라고 생각되네요.~​

 

 

작가
조지 A. 던, 니콜라스 미슈
출판
한문화
발매
2014.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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