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충전

[서평] 도서출판 지식여행 <여자가 나라를 움직일 때>

사륜 구동 2012. 10. 24. 14:31

[서평] 도서출판 지식여행 <여자가 나라를 움직일 때>
 
 

 

▶ 책 소개

 

시대를 뛰어넘어 회자되는 역사를 움직인 36인의 여자들

평범하게 살 수 없었던 그들의 흥미진진한 삶을 만난다!

 

세상이 마치 한 덩어리였던 느낌을 주는 역사 속 인물들의 얽히고설킨 이야기보따리를 풀어주는 책이다. 조선시대를 거치는 동안 엄청나게 땅에 떨어진 여권과 정절에 대해 강요해온 역사를 배운 우리로서는 잘 상상되지 않는, 높은 여권이나 자유분방함, 그리고 정치적 입김까지 거침없이 발휘한 여성들에 대해 막연한 동경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은 세계 역사를 주름잡았던 여성들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찾아가는 종이 위의 산책이다. 그녀들의 훌륭함은 각자에게 주어진 인생을 끝까지 살아낸 데 있다.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고 우아하게 살았다고 여겨졌던 공주님이 사실은, 의외로 강하고 다부졌다거나 태연하게 도덕의 틀을 넘어섰다든가, 심히 비장한데 그 비장함이 어쩐지 이상하다거나 하는, 말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여자, 치명적 아름다움으로 숨 막히는 권력의 중심에 서다

 

아름다운 육체를 무기로 아들을 유혹한 아그리피나, 애욕과 권력의 화신이자 우아한 궁정 살롱의 상징인 엘레오노르, 여장부의 기개로 남편의 버팀목이 되어 장미전쟁을 꿋꿋하게 버틴 마거릿, 콜럼버스를 지원해 신대륙 발견에 일조한 이사벨 1세, 천하제일의 권력자를 상대로 꿈쩍도 않고 맞서 싸운 카테리나 스포르차, 여성스러운 자태 뒤로 해적 행위를 공인하고 장려한 엘리자베스 1세,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진 마리 앙투아네트, 기적의 소녀에서 마녀로 다시 성녀로 추앙받는 잔 다르크, 라이벌을 없앤 독재자 여후, 중국의 단 한 명의 여제 측천무후, 역사의 시대적 요구를 파악하지 못한 서태후, 단지 아름답기만 했던 헬레네, 세상에서 제일가는 순정파 줄리엣 등등……. 세계사 속에서 최고의 권력을 휘두르고, 폭넓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정치적 희생양이 된 이들의 면면을 통해 그들의 삶을 재조명해보는 절호의 기회를 제공한다.

 

 

▶ 본문 발췌

아그리피나는 보통 사람이라면 생각조차 못할 수단을 강구해 반격을 꾀하였다. 한창때는 지났어도 여전히 충분히 아름다운 육체를 내던져 자기 자식을 유혹한 것이다. 그녀에게 있어 ‘여자’란 최대의 무기였다.

- 본문 16p 중에서

 

만약 이사벨이 원조를 약속하지 않았다면, 콜럼버스는 신대륙을 발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 ‘만약’의 역사적 가치는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다. 지구가 둥근지 어떤지도 반신반의하던 그 시대에 불완전한 지리 지식을 근거로 배를 타고 대양을 건너는 것은 무모함에 가까웠고, 거기에 돈을 댄다는 것 역시 실로 큰 도박이었다. 경영자에게는 견실하게 잘 꾸리는 것과, 다른 한편으로는 투기적 재능이 필요한데, 이런 의미에서 이사벨은 세계사적인 스케일을 가진 명경영자였다.

- 본문 34p 중에서

 

그녀는 이 혼담을 외교 수단으로 최대한 활용했던 것이다. 게다가 그 여성스러운 자태 뒤로는 잉글랜드 상인 등의 에스파냐 상선에 대한 해적 행위를 공인하고 장려하고 있었다니, 정말 대단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여자라는 특권을 이 정도로 훌륭히 활용한 여류정치가는 세계 역사상 좀처럼 보기 힘들지 않을까?

- 본문 50~51p 중에서

 

 

 

하지만 이것도 그녀의 인생에 있어서는 본방송 전의 리허설이었다. 본무대는 고종의 사후에 찾아왔다. 자신의 아들들을 즉위시키고 폐위시켰지만, 누구도 맘에 들지 않아서 결국에는 자신이 몸소 황위에 오른 것이다.

- 본문 101p 중에서

 

결국 서태후에게 정치란, 음모와 암살밖에 없었다. 이 구시대적인 정치 감각으로는 역사의 시대적 요구를 파악할 수 없다. 다른 나라들의 식민지 공격에 대해서 무엇보다 먼저, 청나라 자체가 근대국가로 탈피하지 않으면 안 되는 때였는데도, 군대의 예산을 깎고, 자신의 별궁을 재건했던 것도 의식 부족이 드러난 것이다.

- 본문 109p 중에서

 

그녀는 영광의 자리를 잃은 것과 반대로 막대한 영예를 손에 넣었다. 그녀는 당당히 내세울 만큼의 미녀도 아닌데 세계 제일의 미녀라는 명성을 얻었다. 정치가로서는 실패였지만, 여자로서의 재능은 훌륭했던 것이다.

- 본문 163p 중에서

 

잡히고 또 잡히고 집행 유예 기간에도 저항을 멈추지 않고 봉기하는 강인함과 평온하고 유머러스한 성격, 그리고 여자다운 상냥함이 함께 공존했던 점이 로자가 가진 불가사의 중 하나이다.

- 본문 216p 중에서

 

 

 

 

▶ 지은이 : 나가이 미치코(永井路子)

1925년 도쿄에서 태어났다. 도쿄여자대학교 국어전공부 졸업 후, 소학관 근무를 거쳐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1965년 『염환』으로 제52회 〈나오키상〉을 수상, 1982년 『빙륜』으로 〈여류문학상〉을 수상했다. 1984년 제32회 〈기쿠치칸상〉 수상, 『구름과 바람』으로 〈요시카와에이지문학상〉을 수상했다.

저서로는『호조 마사코』『붉게 물든 십자가』『맨발의 황녀』『일본사, 이의 있음』『산안개』『왕조서곡』『덧없음』『공주의 전국』『남편 50인사』 등이 있으며,『나가이 미치코 역사소설 전집』(전17권)이 완간되었다.

 

 

▶ 옮긴이 : 김형주

일본 소설을 좋아해서 일본어 공부를 시작했다. 성신여자대학교 일어일문과를 졸업한 후, 일본 관련 무역회사에서 근무했다. 2006년부터 여의도 순복음교회에서 예배 통역을 하고 있으며,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역서로는 『성경이 말을 걸다 ― 살아갈 힘을 주는 88가지 성경말씀』『노화를 막고 병에 걸리지 않게 돕는 혈관 마사지』『생각하는 힘을 키워주는 철학하다!』『100가지 키워드로 중국인 제대로 알기 ― 중국인의 룰』 등이 있다.

 
 

 

차례

1장 나라를 움직인 여자들

아그리피나 | 폭군 네로를 낳은 과보호형 엄마

엘레오노르 다키텐 | 십자군 원정으로 운명을 바꾸다

마거릿 | 명문가의 꽃, 7전 8기 인생

이사벨 1세 | 신대륙에 이름을 건 도박꾼

카테리나 스포르차 | 여장부라 불린 미모의 성주

카트린 드 메디시스 | 성 바르톨로메오 축일의 학살 계기가 된 인물

엘리자베스 1세 | 출중한 인내와 권모

메리 스튜어트 | 왕관을 허사로 만들어버린 애욕 편력

마리아 테레지아 | 열여섯 명의 자식을 둔 열혈 엄마

예카테리나 2세 | 북국의 여왕

마리 앙투아네트 | 사치스런 왕비, 혁명으로 죽다

빅토리아 여왕 | 푸근하고 유쾌한 천생 아줌마

잔 다르크 | 신의 음성을 들은 성스러운 소녀

여후 | 라이벌을 없애다

측천무후 | 중국의 단 한 명의 여제

서태후 | 청나라를 무너뜨린 시대착오적 부인

 

2장 전설과 신화 속 히로인의 정체

헬레네 | 단지 지나치게 아름다웠던 것뿐

엘렉트라 | 불륜의 어머니에게 불태운 집념

에우리디케 | 남편의 사랑이 불행을 초래하다

브룬힐트 | 복수심을 불태운 여자 무사

줄리엣 | 세상에서 제일가는 순정파

프란체스카 다 리미니 | 불륜의 사랑이 인기의 힘!

살로메 | 참수된 사람의 목을 사랑한 효녀

 

3장 상류사회에 핀 열매 없는 꽃

클레오파트라 | 그녀의 코는 높지 않았다

양귀비 | 미녀를 둘러싼 불가사의한 진실

루크레치아 보르자 | 자주성이 없었던, 권모술수의 희생양

퐁파두르 부인 | 루이 왕조를 농락하다

 

4장 한 손에 펜을 들고 싸우다

사포 | 레즈비언의 원조에 숨겨진 비밀

엘로이즈 | 심금을 뒤흔드는 연애편지의 저자

마르그리트 드 나바르 | 소설 쓰는 왕비님

조르주 상드 | 남장 작가의 연인 컬렉션

브론테 자매 | 대작가 자매가 관계를 맺는 법

로자 룩셈부르크 | 이론가 그리고 혁명의 여성 투사

 

5장 남편을 유명하게 만드는 테크닉

콘스탄체 모차르트 | 천재에게 사랑받은 악처

마사 워싱턴 | 최고의 여성

메리 토드 링컨 | 위대한 대통령을 고뇌하게 만든 히스테리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