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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알베르 카뮈의 "최초의 인간" &#40Le premier homme&#41

사륜 구동 2014. 5. 20. 00:12
최초의 인간 최초의 인간
알베르 카뮈(Albert Camus), 김화영 | 열린책들 | 2009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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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알베르 카뮈의 "최초의 인간"

(Le premier homme)

지은이 : 알베르 카뮈                                   

옮긴이 : 김화영                                            

발행처 : 주식회사 열린책들                        

발행일 : 1995년 1월 15일 초판 1쇄            

              2012년 10월 25일 세계문학판 4쇄​

도서가 : 9,800원                                          

 책을 수령하고 첫 느낌은 '묵직하네'였다. 그도 그럴 것이 실로 꿰에어 제본된 사철방식 양장본이기 때문이다. 크기는 A6용지 크기이지만 400여페이지나 되어서 휴대하면서 보기에는 조금 부담이 될 듯 하지만 오랫동안 보관하는데 좋을 듯 하다.

 소설은 이틀만에 다 읽었는데 읽으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생각은 이탈리아영화 <시네마천국(Cinema Paradiso)>과 많은 부분이 유사하다는 것이었다. 특히 자크와 베르나르 선생님과의 상황은 마치 토토와 영화기사 알프레도와의 관계를 보는 것만 같았다. 약간의 상황만 다를 뿐, 전체적으로 정말 이 영화와 비슷한 구석이 많다. ​그런걸 보면 20세기 초반의 유럽은 영화에서처럼 어디나 다 비슷한 상황이었나 보다. 우리나라의 50~60년대처럼 말이다.


 

 카뮈, 이 분은 북부아프리카의 알제리에서 프랑스계 알제리 이민자로 출생하였다. 그의 출생이 그러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평생을 정착하지 않고 방랑하는 듯한 인생을 사신듯 보이는데 이 분은 마지막도 극적이었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1957년 이후 이 책, "최초의 인간"을 계획하고 집필하던 중 1960년 자동차 사고로 생을 마감하였는데, 그 사고현장에서 150여미터 떨어진데까지 그들의 물건들이 튀어 나가있던게 발견되었다 하니 엄청 과속을 하였던 모양이다. 운전은 저자의 친구가 하였다 하는데 안타까운 마지막길 아닌가 쉽다. 이 때 발견된 카뮈의 검은색 가방에서는 이 작품의 자필원고와 메모, 수첩들이 있었다 한다. 하지만 상당기간 이것을 출간하지는 못하였고 1994년 처음 세상에 출판하게 되었다 한다.



 책은 일반적인 소설책과는 다르게 각종 주석과 각주가 자주 나온다. 그 이유는 완성본이나 정리된 탈고판이 아닌 초고인 상태이기에 작가가 쓴 양식 그대로 작품화되었기 때문이라 한다. 이러한 내용은 책의 시작부분부터 자세하게 설명되어져 있다. 이러한 것들을 고려하면서 책을 읽다 보면 마치 퍼즐맞추기 하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처음 보는 형식이기에 한동안은 불편함과 피로감이 있었지만 카뮈의 작품세계와는 좀 다른 듯한, 마치 영화 장면장면들을 세세하게 표현한 듯한 내용들로 인해 어느정도 보다 보니까 책에 몰입되는게 느껴진다. "최초의 인간"의 내용은 작가 자신의 자전적인 내용을 소재로 한 것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책 뒤편에 나오는 저자의 연보와 비교해 보면 더욱 그러한 것을 잘 알 수 있다. 부록으로 첨부되어 있는 '노트​와 구상'이란 것을 보면 저자는 원래 총 6개의 장으로 구상한 듯 보이지만 그가 살아 생전 집필한 것은 3개 장까지 집필한 것 같단다.

 

 책에는 카뮈의 자필원고 4매가 글 중간중간에 수록되어 있다. 날라가는 듯한 속필로 쓰여져 있는데 정말 한번도 손질 안한, 말 그대로 초고인 상태임을 알 수 있다. 책에는 이러한 사정으로 인해 판독이 불가능한 단어나 문구들에 대해 공백(Blank)으로 놔두었다.. 이러한 사정은 책 첫머리, 편집자의 말에 자세히 해명하고 있다.. (참고로 말하자면 편집자는 저자의 딸인 카드린 카뮈이다.)

 
  

 소설의 주인공인 자크 코르므리는 아버지가 1차 세계대전에 참가하여 주인공이 1살때 전사하였고, 어머니는 청각장애가 있는 것으로 나온다. 이는 저자 카뮈의 가족상황과 정확히 일치한다. 이 외에도 많은 부분에서 그러한 면을 볼 수 있다고 하는 걸 보면 이 소설의 모티브는 자신의 일생에서 따온 듯 한데 아쉽게도 저자의 급사로 작품 완성을 보지 못한 채 미완성 초고로 출간될 수 밖에 없어 저자의 생각과 사상의 근원을 온전하게 볼 수는 없는 상황이다. 여하튼 이 책은 내가 느낀 카뮈의 다른 작품들하고는 많이 다른 듯한데, 그나마 2부 2절. <자신이 생각해도 알 수 없는>부분은 그의 전작들과 많이 유사한 필체아닌가 생각된다. 뭔가 엇갈리고 뒤엉켜 있는 듯한 그 느낌 말이다.. 나만 그런건가?

 이 소설책은 편집과 구성이 좀 어렵다 생각된다. 쉴 틈 없이 계속 나열되는 문장들과 시각적인 묘사와 표현들, 잠시 쉬었다 다시 읽으면 흐름이 끊기는 듯한 느낌, 어느 하나 쉬운게 없었다. 이 소설 하루만에 다 읽긴 좀 어렵겠지만 최소한 이틀은 안 넘기는게 좋을 듯 보인다. 영화를 볼 때 쉬었다 보면 끊기게 되는 것처럼 이 책도 일단 빨리 다 읽은 후 다시 또 읽는게 낫더라는 생각이다. 그만큼 여러 시각적 묘사들이 나오기에 읽는 순간에도 그 상황의 장면이 머리속에 연속적으로 그려진다. 그러니 피곤할 수 밖에.. 

 노벨상 수상자의 작품이라곤 하지만 왜 그렇게까지 호평을 받은 건지는 사실 난 잘 모르겠다. 두번이나 읽었지만 그다지 특이한 내용은 없어 보이기에 더 그렇다. 이방인처럼 뭔가 가슴을 짓누르는 느낌도 없고.. 눈이 침침해지긴 했다.ㅎㅎㅎ​  하지만 작가의 성장과정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면 있다고 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든다.

 

 

 

 

 

최초의 인간
작가
알베르 카뮈
출판
열린책들
발매
2009.12.20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