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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역사를 움직인 중국 여성들" - 살림지식총서 490 -

사륜 구동 2014. 8. 8. 02:42
살림지식총서 - 역사 10권 세트 살림지식총서 - 역사 10권 세트
조현설 | 살림 | 2004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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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역사를 움직인 중국 여성들"

- 살림 지식 총서 490 -

 

 

 

  
  

 

 

지은이 : 이양자                               

펴낸곳 : (주)살림출판사                  

펴낸날 : 2014년 7월 31일 초판1쇄

도서가 : 4,800원                           

 

 

 

 

살림지식총서, 처음에 이 책을 인터넷에서 접했을때 가격에 놀랐다. 4,800원. 포켓북인가 싶었는데 서점에 가 찾아보니 그정도로 작은 책은 아니었다. 12 X 19cm이니 B6용지 정도 크키이다. 학생시절에 보았던 시사영어사의 세계명작 영어학습문고, 일명 빨간책이 생각나 찾아 보았더니 몇권 남아있다. 비교해보니 살림책이 그거보다는 조금 크다. 살림지식총서의 목표가 책 간지에 나오는데 인상깊게 다가오는 말이다. "스마트한 시대, 스마트한 독서! 거품없는 가격과 충실한 내용으로 변화하는 세상의 모든 지식을 담다." 흐흠.. 본 서적이 490번째라니 참 많은 종류의 책이 나왔을 터인데 가끔씩 흝어보기만 하고 실제 읽어본 적은 없어서 이번 기회에 제대로 책의 성격을 알아보려는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은 역사를 움직인 중국 여성들이라는 제목으로 12명(송씨 세자매를 한명으로 셈했을 경우)을 선정하여 기술하고 있다. 내용을 보니 중세,근대이전의 여성은 역사서에 기록될 만한 여성들이고, 근현대사의 여성들은 여성운동사 측면에 족적을 남겼다 평가받는 인물들로 보였다. 저자 역시 여성이다 보니 그런 것 같은데, 책의 첫머리인 <들어가며> 부분에서 이러한 것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어느 정도 말해주고는 있다. 하지만 조금은 편향된 시각으로 쓰여진거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는 내용들도 간간히 나온다.

 

 

 

 

 

 

책에 나오는 <역사를 움직인 중국여성들>은 다음과 같다.

 

1. 여태후  2. 문명태후(풍태후)  3. 측천무후  4. 마황후  5. 서태후  6. 추근  7. 하향응  8. 송씨 세자매 (애령,경령,미령) 9. 허광평  10. 등영호  11. 강극청  12. 강청

 

1~5의 인물들은 왕권시대의 최상위 권력자의 배우자로서 권력을 누린 인물들이고 6~12의 인물들은 근현대사에서 이름을 남긴 여성들이다. 책에서는 이 12명의 인물들에 대해 남존여비에 항거한 혁명가적 삶을 살았다는 그런 느낌이 들게 묘사하고 있다. 익히 듣고 알고 있었던 인물은 1,3,5,8,12 분들이었다. 헐.. 2/3가 잘 모르는 인물이잖아...

 

 

 

 

 

책은 제일 먼저 여태후를 이야기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여태후를 잔혹한 정치가이긴 하지만 문경지치의 기초를 마련한 뛰어난 정치능력을 보였다고 쓰고 있단 점이다. 여태후는 한고조 유방의 부인으로 유방의 둘째부인인 척부인을 눈과 혀를 뽑고 팔다리까지 잘라버린후 변소 밑바닥에 던져 넣고 <사람돼지>라 부르게 했던 그 여인이다. 그 유명한 중국의 3대 악녀(여태후,측천무후,서태후)중 한명으로 일컬어지는데, 한고조 사후에는 유씨 일족과 공신들을 몰살시키고 자신의 친인척인 여씨 일가들을 후왕에 봉하는 등 권력을 잡기 위해 참으로 다양한 악행들을 저지른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처럼 긍정적으로 평가한걸 보니 좀 이상했다. 마치 한국 8~9대 대통령이 유신체제 수립후 강력한 권력행사를 통해 우리를 잘먹고 잘살게 해준 위대한 통치자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하단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에는 사마천의 <사기> 여태후 본기의 평가내용을 인용하고 있다. 물론 긍정적으로 평가된 내용들이다.

 

 

 

 

 

마황후의 경우에는 명태조 주원장의 부인으로 전형적인 현모양처라 평하고 있다. 마황후는 지방부농의 수양딸로 박학다식하고 현명하였는데 소작농 출신으로 학식이 넓지 못한 주원장과 혼인후 그를 잘 보필하였기에 명왕조가 개창될 수 있었다고 한다. 그것을 책에는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포악한 주원장과 내조의 달인 마황후", "인자하고 후덕한 현모양처".. 이 내용은 한국 5~8대 대통령의 부인으로 국모로 추앙받는 분에게 하는 표현과 비슷한 말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송씨 세자매의 경우에는 처음 들어갈 때부터 평가를 정해놓고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다. 첫째는 돈을, 둘째는 나라를, 세째는 권력을 사랑했다는 표현인데 보통 그렇게들 평가하니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읽다보면 그래도 '송경령'을 매우 긍정적으로 표현하고 나머지 두명, 송애령, 송미령은 상대적으로 부정적으로 쓰여졌단 느낌이 들었다.

 

 

 

 

 

이 책에서 인상깊게 읽은 인물로는 하향흥과 등영초, 강극청이다.

 

하향흥은 홍콩의 부유한 차상인의 집안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총명하고 용감하였다고 한다. 그녀는 요중개와 결혼한 이후 중화혁명을 위해 열정적인 활동을 하였는데 손문과 남편이 연이어 사망하고 성공을 눈 앞에 둔 국민혁명도 장개석의 반공쿠테타로 붕괴되며 1천명 이상의 여성활동가가 학살되면서 이후에는 모든 활동을 접고 프랑스에서 칩거를 한다. 그러나 만주사변 발발하면서 곧바로 귀국하여 항일전 지원에 뛰어들었고 종전후에는 국공내전 반대와 연립정부 수립을 호소하였디. 그러나 그것이 무산되자 공산정권에 합류하여 주요 요직을 역임하다 1972년 94세에 사망한다. 특이한 점은 생애를 마칠 때까지 그녀 자신을 '민국 13년의 국민당원'이라고 불렀다는 것인데 <민국 13년>은 손문이 1차 국공합작을 성사시킨 1924년이라 한다. 정말 열정적인 혁명가가 아닐 수 없다. 마치 체 게바라 같은 인생을 산 분이란 느낌이 살짝 들었다..

 

 

 

 

 

등영초는 청렴을 유산으로 남긴 여권운동가라 하는데 주은래의 부인으로 혁명과 이들의 결혼은 사랑을 함께 한 진정한 동지적 결합이었다고 한다.그들의 사후에 남긴 유언을 보면 그들이 살아온 인생의 기준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주은래가 말한 아내에 대한 평을 보아도 이 분이 여성 지도자의 모범이었다는걸 반증하는 듯 하다.

 

 

 

 

 

 

강극청은 중국 홍군의 뛰어난 여성 지휘관이자 여성해방운동과 아동보육에 공적을 남겼다. 그녀는 매우 가난한 어부의 10남매중 하나로 태어나 생후 40일만에 소작인에게 '동양식(민며느리)'으로 팔려갔다고 한다. 그녀는 이러한 삶에서 벗어나고자 여군이 되고 싶어 했고 홍군에 투신하였다 한다. 강극청은 홍군시절 주덕 장군과 결혼을 하는데 그녀는 남편에게 다짐받았다는 말이 책에 나온다. 그 말은 결혼을 했지만 안주하지 않으려는 그녀의 삶의 지표를 잘 보여주고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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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책은 중국역사에서 족적을 남긴 여성인물에 대해 축약되었지만 핵심적인 내용을 간추려 잘 설명하고 있다. 군데군데 저자의 가치관과 성향이 짙게 묻어나오긴 하지만 바다 건너 섬나라와 같은 역사왜곡 수준은 아니기에 그다지 문제되진 않겠단 생각 든다. 역사라는게 '승리자의 전리품', '사가의 집필방향에 따라 변화무쌍'하단 말도 있긴 하지만 본 도서는, 특히 근현대사의 여성들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균형잡힌 시각을 가지고 집필하였다고 보여진다. 자라나는 청소년 여아들의 경우에는 이 도서를 통해 뭔가 느끼는 바가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세 딸들에게 읽어보라고 한 후 소감문 한번 써보라고 해봐야겠다.. 말을 들을진 모르겠지만 말이다..

 

 

 

 

 

작가
이양자
출판
살림
발매
2014.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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