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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바람에 날리어&#40風に吹かれて&#41" - 퇴색되지 않은 청춘의 반짝임이 여기에 있다 -

사륜 구동 2014. 7. 9. 23:35
바람에 날리어 바람에 날리어
이츠키 히로유키, 채숙향 | 지식여행 | 2014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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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바람에 날리어 (風に吹かれて)"

- 퇴색되지 않은 청춘의 반짝임이 여기에 있다 -

 

지은이 : 아츠키 히로유키 (角川害店)

옮긴이 : 채숙향

펴낸곳 : 도서출판 지식여행

발행일 : 2014년 6월 10일 초판1쇄 발행

도서가 : 13,900원

상당한 필력의 작가가 쓴 에세이집을 읽을 기회가 생겼다. 일본의 이츠키 히로유키란 작가인데 저자 소개란을 보면 각종 문학상을 수상하였던 것을 알 수 있었다. 게다가 각종 문학상의 선정위원으로도 활동한다 하니 적어도 일본내에서는 문학계의 메이저급 아닌가 싶었다. 사실 이 작가가 쓴 작품은 읽어 본 적이 없다.​

그런데 본 책 원본의​ 출간이 1994년이란다. 지금부터 20년전에 출간되었다는 것인데 책 말미 후기에 그에 대한 사연이 나온다. 이 책에 나오는 에세이들은 1967년 4월부터 같은 해 12월에 걸쳐 <주간 요미우리>에 연재한 것을 정리한 것이라 한다.어쩐지 글의 내용이 60~70년대 분위기의 단어들이 많이 나오는데 당연한 것이었다.

이 책의 글들이 쓰여진 1960년대 일본의 분위기는 번영을 구가하기 시작한 시대였다고 한다. 전후의 혼란을 완전히 극복하고 과학기술의 급격한 발전에 따라 사회경제적으로 매우 자유스런 분위기였다는데 70년대의 오일쇼크로 조금은 반성의 분위기로 돌아섯던 것 같단다. 저자는 그 시기를 "종말적인 낭비의 시대"였다고 하는데 그 시대에 자라난 자신과 같은 아이들에게는 정말 재미있는게 많았던 시대란다. 흐흠.. 1932년생이니 지금은 83세라는 얘긴데 참 많은 경험들을 해본 복받은 인생을 지내온 사람같다..

 

책은 43가지의 단문수필​과 후기,  문고신판에 대한 후기, 그리고 해설로 구성되어 있다. 여러 해에 걸쳐 수십번 발행되고 신판으로도 재출간된 것 같은데 뭐 500만부 판매되었다 하니 오랜 기간 인기였다 서적이었나 보다. 향수를 자극하는 내용, 과거의 추억과 회상들과 같은 그러한 내용들은 중장년들에게 희미한 옛 기억들을 되살리는 인기품목 아닌가 했었는데, 나 역시 책을 읽다가 잠깐씩 위를 쳐다보며 뭔가 옛 기억을 더듬어 보게 하는 그런 일 자주 생겼다.. 주점에 모여 앉아 술잔을 기울이며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던 일, 학부시절 한달간 전국 무전여행 갔었던 일, 친구들과 새벽에 나이트클럽에서 나와 종묘앞 잔디밭에 엎드려 버스를 기다리다 해뜨는 장면을 바라보던 일.. 뭐 청년기는 누구에게나 인생에서 가장 활기차고 생동감 넘치는 황금기아니던가... 그 때 그 시절이 그리워진다.. 이게 향수라는 건가?? 책도 이러한 분위기 물씬 풍기는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다.

  

저자의 소년기와 청장년기의 경험담을 자신의 가치관에 비추어 되새겨 본 내용들인데 이 글을 쓴 시기가 30대 후반이었으니 중년기라 하기엔 좀 그렇다. 그렇지만 50~60년대 청년기를 보낸 작가의 이야기가 80~90년대 청년기를 보냈던 나에게도 투영되는 것들이 많더라는게 신기하면서도 재미가 있다. 같은 문화권의 동양인이기에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서양의 청소년들 이야기보다는 훨씬 수긍이 가는 내용들이었다.

좀 아쉬웠던건 일본의 말장난, 만담에 대한 내용과 그들의 시문학에 대한 내용이 이해가 안되더라는 것인데 아무래도 그나라 사람이 아닌 한, 아무리 번역을 훌륭하게 한다한들 그들만의 언어의 유희를 이해한다는 것은 무리인 듯 싶었다.​ 그래서 그 부분들은 대부분 대충 읽고 넘겼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 문화에 있어서 <복고>라는 경향이 하나의 트랜드로 자리잡은 것 같다. ​처음엔 이 책도 그러한 트랜드에 편승하고자 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출간의 시기를 보건데 그건 아닌 것 같다. 아님 말고..ㅋㅋ 아무튼 지나간 세월의 무게와 느낌을 느껴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이 책을 읽으면 해질 무렵의 잔잔하면서도 아쉬운 듯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80년대 청춘시절을 보냈던 중장년의 남성들에게는 강력추천할 만한 도서라 생각된다..

작가
이츠키 히로유키
출판
지식여행
발매
2014.08.10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